[동역자편지] 저들에게 누구든 가서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중국의 만주지역으로 성경을 배달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여섯 개나 되는 가방을 침대 밑으로 밀어 넣고 남은 가방은 위층 침대의 빈 공간에 집어넣고 잠을 청했습니다. 이런 길을 31년 넘게 넘나들었습니다. 하루는 예배를 마치고 나서는데 한 분이 ‘성경배달비’라고 쓰인 봉투를 주셨습니다. 그 봉투를 받아 드는데 가슴이 뛰면서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약속한 날짜가 가까워 오는데 경비가 주어지지 않아 망설이고 있던 터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 감사한 마음을 어찌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31년 동안 하나님께서 귀한 분들의 헌신을 통해 감당할 수 있게 하심에 고맙고 감사해서 울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성경을 갖다 주는 것이 무슨 선교냐”고 비아냥거리는 말을 많이도 들었습니다.
“네가 무슨 실력이 있어서 성경을 번역하느냐?
중국말도 모르면서 무슨 중국주석성경을 번역하느냐?”고 빈정거리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평양 사람들이 바보인 줄 아냐? 너 무슨 짓 하는지 다 알고 있어,
박사학위도 없는 주제에 무슨 신학교를 한다고 그러냐?” 묻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저는 성경을 구할 수 없어 몇 십 년을 성경 없이 울며 극동방송을 들어야 했던 성도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성경만이라도 가져다 주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가져간 성경을 받아 들고 고맙다며 우는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었습니다. 그들 중에 가져간 성경을 끌어안고 “이젠 리해가 됩네다”라며 하염없이 울던 그 아주머니는 이제 세상을 떠났을 것입니다.
“가져오는 성경에 목사님 이름을 쓰지는 마시라요. 어쩌다 잡히면 힘들어질테니 살짝 표시만 해 두라요”
하셨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성경을 배달하며 사역지에서 제가 사용했던 ‘한사장? 이부장? 장회장…’
이름들도 이제는 가물가물합니다.

 

그런 저를 보며 “이삭 목사가 죽거든 간이 얼마나 큰지 알아보라”고 하셨던 할머니가 계셨습니다.
이 분이 최근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저는 간이 큰 것이 아닙니다. 그렇게라도 성경을 배달하고 말씀을 선포하지 않으면 화를 당할까 봐 두려웠을 뿐입니다.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이스라엘의 선교는 어머님과의 약속이었고, 저로서는 그것이 바로 하나님과의 약속이었기에 평양을 가야 했고 말씀을 선포했을 뿐입니다. 죽기를 원한다고 죽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의인은 없습니다. 본질상 진노의 자식이 바로 저 자신임을 알게 하신 이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그런 저를 불러주시고 지금까지 사역하게 하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데 저 쪽 북녘 땅에는 아직도 죄 사함을 받고 용서받을 수 있음을 모르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저들에게 누구든 가서 “너 용서받아야 해, 그래야 천국에 갈 수 있어!‘라고 외쳐야 하지 않을까요?

 

예수 그리스도가 네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야 했고,
그 예수의 흘린 피가 너와 나를 대속했으니 너와 나는 하나님의 자녀이고,
믿음으로 의에 이를 수 있음을 들려주어야 합니다.
이 일을 위해 모퉁이돌선교회는 오늘도 방송으로 복음을 전합니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들의 언어로 된 성경을 준비해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굶주림을 해결해 보려고 식량을 구하러 나온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말씀으로 훈련시켜서 북한으로 보내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통해 북한 땅에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201609-letter

 

 

그런데 최근 북한에 큰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순식간에 집이 떠내려갔으며, 마을이 사라져버린 일을 당했습니다. 그들 중에 믿음의 백성들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양식을 보내주어야 하고,
입을 옷과 의약품을 보내고, 추위가 오기 전에 무너져 내린 집을 수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창조주 이신 하나님 아버지가 만물의 찌꺼기보다 못한 우리를 위해 아들을 기꺼이 내 놓으신 그 큰 사랑을 북한의 백성들에게 전해지기를 위해 기도하며 함께 할 분들을 찾습니다.

2016년 9월 13일
무익한 종 이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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