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칼럼] 무엇을 할지 묻고 또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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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교회를 떠나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 제가 신학을 시작하기 바로 한 달 전에 있었던 교회 수양회에서 회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가슴을 치고 울며 회개하고 주님께 돌아온 것입니다. 이 일로 제가 거룩해 졌다는 말이 아닙니다. 거룩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는 뜻입니다.
그 후 하나님께서는 제 주변의 어른들을 통해 말씀을 들려주셨습니다. 신학을 하는 동안 동남아 여행을 하며, 선교사들을 만나고 현지의 교회를 돌아봤습니다. 신학을 마치고 목사가 된 후에, 북한 선교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던 때, 누군가 저에게 “중국과 북한에 가라”고 했던 말은 아주 오래 전 어머님에게서 듣던 말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갈 길을 알지 못했지만 어머님과의 약속 때문에 공산권 선교를 시작했습니다. 선교 현장에 가서 그곳 성도들의 신앙적 모습을 보고 저는 감격하였고 그들을 위해 아주 조그마한 일,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배달하는 일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감격하며 성경을 배달한 지 32년째입니다.

 

“공산권 선교는 일회용이야!” 라는 말부터, “비행기타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무슨 선교냐?” 라는 말까지 들었습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서도 이 일을 중단할 수 없었던 이유는, 받아든 성경을 보석처럼 여기는 성도들의 눈물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황막하고 버려진 땅으로 알려졌던 그곳에도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 있음을 보았습니다. 한 권의 성경에 그들은 감격하고 감사했습니다.

 

성도들을 만나 악수할 때, 그 손에서 전해지는 기쁨을 저는 실제로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성경 배달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번역 작업은 더욱 어렵고, 은밀한 곳에서 성도들을 가르치고 일꾼으로 만드는 것은 더욱 더 힘든 일입니다. 키워진 일꾼을 현장으로 파송하는 일은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되기도 하고, 현장에서 성도들을 모아 교회를 세우는 일은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감시를 당하며 쫓겨 다니고, 투옥되어 매 맞고, 때로는 죽임을 당하고, 그 가족들을 돌봐야만 합니다.
저는 많은 일꾼들이 감옥에 갇히면서도 오히려 감사하며 찬양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복음 전하는 일꾼으로 키워 파송해 교회를 세우고, 끊임없는 훈련과 기도 속에 주님을 바라보게 하는 공산권 선교는 누구도 알아주지 않습니다. 아니, 알아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오래도록 이 사역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입니다. 저는 제가 목도한 산 증인들의 이야기를 제 가슴 속에만 묻어둘 수 없어 사람들에게 전했습니다. 그분들이 만난 예수. 그들이 피 흘리며 따라간 십자가의 길을 저도 따라가고 싶었고, 그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글 쓰는 일이 두렵고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이 어렵지만, 산 증인들의 이야기를 전해야만 했습니다.
어느 땐가, 하나님은 북한에 다녀온 제게 북한 주민들에게 하나님을 전하지 않았다고 크게 책망하셨습니다. 북한을 세 번 방문한 저는 한 번도 하나님의 이름과 십자가의 도를 전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후, 저는 평양을 방문할 때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도와 창조주 하나님을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눈시울이 붉어지며, 제게 하나님 말씀을 전해주어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주석 성경을 가져가 고기준 목사님께 전해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그 성경을 어떻게 사용하셨는지 알지 못했지만,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 믿으며 수천 권의 기독교 신학 서적을 배달했습니다. “당신은 왔다 가면 그만이지만, 책은 남아서 읽혀!” 라는 고기준 목사의 말 한 마디를 들었고, 그 후로도 그 일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요? 북한 땅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누가 그러던가요? 그렇게 믿고 있다면 당신은 사탄의 말을 듣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북한에 성경을 배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방송으로 말씀을 선포하고, 컴퓨터와 전화기를 이용합니다. 일꾼을 키워 보내고 그들을 통해 교회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땅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방법을 연구하여 가르치고, 일꾼들을 키우고 후원합니다.

 

오늘도 하나님이 포기하지 않으신 북한 땅의 영혼들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주님께 물어봅니다. 설교하기 전에 주어진 성도들에게 무엇을 설교할까를 묻듯 북한 땅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고 또 물어봅니다. 하나님의 백성 된 한 사람으로, 권세를 입은 자로서 말하고 전합니다. 그래서 초청하는 곳 어디든 가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선포합니다.

 

무익한 종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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