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 중국 쪽에 도착한 진명이네 가족들은 언제든 발각되면 모두가 죽음이라는 생각에 가파른 산을 정신 없이 오르고 또 오르는 사이 온 몸에 땀이 줄줄 흘러내렸다. 몇 시간 동안 산을 헤매며 산 꼭대기에 올라 안도의 숨을 내쉬는데 한 사람이 “오마나 저기 좀 보라요, 보위부원들이 우리 가족을 찾느라 이리 저리 야단법석입니다!”라고 말했다. 떠나온 곳을 바라보니 마치 아이들이 불꽃놀이를 하듯, 사람들의 움직임에 따라 불빛이 이리저리 춤을 추듯 움직이고 있었다.

 

밤이 깊어가자, 막냇동생부터 가족들이 하나 둘 깊은 잠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명이는 가족들을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으로 깊은 밤을 지새웠다. 너무나 막막한 생각에 진명이는 하늘에 떠있는 달을 가만히 바라 보았는데, 퍼뜩 군복무 중에 전파방해 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하나님이 우리의 구원자입니다.”라고 수 차례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다급한 상황에서 진명이는 자신도 모르게 “하나님이 정말 있다면 우리가족이 무사히 한국에 갈 수 있게 도와주시라요.” 라는 기도가 절로 나왔다.

 

그렇게 아무도 없는 깊은 산 속에서 두려움에 떨며 헤매는 나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자, 가족 중 한 명은 “내래 이제 더는 못 가겠습니다. 한 발짝도 걷지 못하겠습니다.”라며 드러누웠다. 그 뿐 아니라 가족들은 탈북을 주도한 진명이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이러나 저러나 죽게 될 것 같아 용기를 내기로 마음 먹은 진명이는 마을을 찾아 내려가다가 산 속에서 양을 치는 중국인을 만났다. 말이 통하지 않아 배를 움켜쥐면서 먹을 것을 달라는 시늉을 했다. 그 사람이 따라오라고 손짓을 하기에 따라가 보니 임시로 지어놓은 간이 집에서 어떤 사람이 나오는데 조선말을 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자신도 조선에서 왔다면서 굶주려있는 진명이네 가족 여덟 명에게 음식을 준비해 차려주었다.

 

그의 도움으로 한국에 먼저 와 있는 가족과 연결이 되어 선교사들을 만나 중국의 OO지역에서 3개월 동안 말씀을 듣고 읽고 성경공부를 하는 동안, 진명이는 매일 매일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 모두를 안전하게 보살펴주실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구원자 되시는 하나님을 믿게 된 것이 꿈만 같아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하나님, 저와 같은 죄인이 정말 구원 받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선교사님의 말씀이 귀에 쏙쏙 박히고, 시편과 잠언을 외우며,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시고 나를 사랑하신 것을 요한복음 3장 16절에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고백하며 작은 목소리로 찬송을 부르기 시작했다.

 

‘목마른 사슴 시냇물을 찾아 헤매이듯이 내 영혼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주님 만이 나의 힘 나의 방패 나의 참 소망~~~’ 찬송을 부르는 동안 진명이는 마음 속으로

 

“하나님, 이 찬송의 노랫말이 딱 제 마음 같습네다.”라고 읊조렸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14개월 전 한국에 도착했다. 지금도 어머니와 함께 산 속에서 나흘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해 죽을 고비를 맞이했던 가족들을 구원해 주신 하나님께 “하나님, 앞으로 제가 더욱 깊은 신앙을 갖게 해주시고, 탈북 과정에서 정말 좋은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저도 다른 사람을 돕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