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국에서 모여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북한선교전략 회의에 참석하고 모두들 떠나는 날이었습니다.
저도 그 날 아침 일찍 숙소를 떠나 부지런히 미국으로 갈 준비를 했습니다. 미국의 두 도시에서 집회가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10시간의 비행시간 후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집 안은 마루바닥 공사로 인해 잠을 잘 곳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시차가 있어서 조금 쉬고 난 후 손녀들의 집에서 저녁을 간단히 했습니다.
다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는 잠이 들었다 깨어 다시 비행장으로 나가야 했습니다.
금요일에 도착해 토요일 오후 20년 넘게 교제하고 있는 장로님 사무실로 갔습니다.
목사님과 집사님들이 오셨기에 가지고 온 책들과 십자가를 드렸습니다.
그리고는 식사를 하는 중에 타 도시에서 오신 분들과 만났습니다.
집사님 가정으로 이동하여 늦게까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두 시간을 운전하여 오셨던 분들이 다시 두 시간 운전하고 가셔야 했습니다.
다시 장로님 댁으로 이동해 바로 잠을 청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장로님의 아들 내외와 함께 식사를 하고 교회로 가기 위해 문을 나서다 제 구두가 광이 나서 반짝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장로님과 권사님이 구두를 닦아 놓으신 것입니다. 20년이 넘었음에도 한결같은 두 분의 모습에 머리가 숙여졌습니다.

 

교회는 미국인들의 교회를 빌려 예배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20여 명의 노숙자들을 섬기는 교회입니다. 다른 교회에서 오신 분들을 합해서 모두 50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예배는 노숙자들까지 모두 뜨거운 찬양과 능숙한 통역까지 강력한 성령의 임재 가운데 드려졌습니다. 저는 부족한 영어로 설교를 해야 했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식사가 제공되었는데, 몇몇의 노숙자분들이 와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장로님과 목사님은 먼 거리에 차량운행을 하러 나갔습니다.
그동안 남아 있던 몇몇 분들과 함께 설교시간에 나누지 못한 사역을 나누었습니다. 그 모임은 차량운행을 나갔던 목사님과 집사님이 돌아오고, 해가 지기까지 계속되었고 저녁 식사를 위해 자리를 옮겼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노숙자를 섬기는 교회의 목사님이 사례비와 선교비로 헌금을 주셨습니다. 적은 액수가 아니었습니다. 11월에 미국에 올 탈북어린이들을 위해 먼 거리에서 오신 분이 1,000달러를 보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저를 공항에 데려다 주시는 집사님이 액수를 알 수 없는 헌금봉투를 넘겨주었습니다. 모두 모퉁이돌선교회에 성경보급을 위한 헌금으로 쓰여질 것입니다.

노숙자를 섬기는 조그마한 교회에서 한 성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뿐이어서 죄송하네요”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러나 그 헌금은 주님께서 가난한 과부가 드린 두 렙돈을 보시고 가장 많이 드렸다고 하신 귀한 헌금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청년이 악수를 청하며 “우리가 목사님 초청하면 오실 수 있으세요? 이메일 주소 주실래요?” 라고 말하고는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공항에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제 가슴이 뛰고 있었습니다.
구두를 닦아주는 그 아름다운 손길을 기억하며, 아침을 정성스럽게 준비해 준 권사님의 20년 넘은 정성을 느끼며, 노숙자 교회의 헌금한 손길들을 생각하며, 카타콤 소식지 10권을 더 보내달라는 장로님의 요청을 들으면서, “다음에 다시 오셔요!”라는 말을 하신 분의 음성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공사로 인해 난방이 되지 않는 차가운 바닥에 잠을 자서 그런지 감기로 콧물이 흐르고 열이 오른 상태로 저는 다시 떠날 짐을 챙겼습니다.
60권의 ‘예 하나님’을 가져다 달라는 요청이 있었습니다.
서울서부터 챙겨온 네 개의 가방을 가지고 와야 했습니다.
시차 적응이 잘 되지 않아서 애쓰고 있습니다.
이제 또 떠난 도시로 가면 세 교회에서 5번의 설교를 해야 합니다. 15명 밖에 모이지 않는 교회에서, 기도하는 어머니들에게 설교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 저는 아홉 번의 설교를 하기 위해 서울로 다시 돌아갑니다.
북한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그 날을 위해 이 길을 떠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35년 가까이 나그네의 삶을 살아갑니다.
더 많은 성도들이 성경을 받아 들고 감격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는 모습을 기대하면서 순례의 길을 떠납니다.

 

무익한 종 이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