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 특집 2] 친정처럼 현장의 필요를 채워줍니다(2018.12)

지금부터 몇 년 전 가을, 어린 두 자녀의 손을 꼭 잡고 이스라엘 땅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생소한 땅, 부르심 때문에 왔지만 기대와 염려가 교차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처음 타국에서 살다 보니 저희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오신 분들의 도움이 얼마나 절실하던지요. 감사하게도 여러 사역자들이 도움을 주셨고 그런 와중에 예루살렘에 위치한 선교지원센터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에 오기 전 저희 부부에게는 북한에 대한 긍휼함이 있었는데 하나님께서는 먼저 북한 땅이 아닌 이스라엘로 저희를 인도하셨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살면서도 마음 한 켠에 늘 북한을 향한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선교지원센터에서 북한을 위해 기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도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북한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하나님을 목청껏 찬양한다는 것은 얼마나 큰 은혜인지요. 이스라엘에서 주부 사역자들은 하루 세 끼, 식구들 도시락과 간식을 챙기고 몇 가지 집안일을 하다 보면 날이 그냥 저물어 버립니다. 현지 언어를 배워야 하는데 어린 자녀가 있는 엄마들은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의지를 가지고 어학원에서 히브리어를 배웁니다. 그러나 부족한 시간에 진도를 따라가는 것이 어렵고,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선교지원센터에서 히브리어 무료 과정이 개설되어서, 저를 비롯한 주부 사역자들의 숨통이 트였습니다. 한인 거주지에서 가깝기도 하거니와 친절하고 실력 있는 선생님들에게 배우니 좋습니다. 이 외에도 선교지원센터는 이런저런 모양으로 다양한 필요를 채워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었고, 방학 때는 수련회를 통해 아이들을 하나님 앞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올해 초에는 현지인에게 나누어 줄 아랍어 성경이 부족했습니다. 남편이 선교지원센터 기도회에서 그 부분을 기도 제목으로 나누었는데 그때 센터 선교사님이 하신 말씀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랍어 성경을 제작합시다!” 얼마나 감격스럽던지요. 저희에게는 즉각적인 기도 응답이요, 큰 위로의 사건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처음 히브리어로 번역된 만화 성경 메시야를 공급 받아 현지인들에게 줄 때는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과 감격이 넘쳤습니다.

재작년에는 하나님께서 현지 사역자 자녀들을 무용(몸으로 드리는 기도)으로 섬기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즉각 순종했고 하나님께서 필요한 재정을 채워주셨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늘어나서 저희 집에서는 더 이상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기도하던 중 선교지원센터 선교사님께 여쭈었더니, 흔쾌히 센터를 수업 장소로 제공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이 기도 응답을 경험한 것입니다! 무용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고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하며 즐거워하던 아이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이렇듯 선교지원센터는 제 삶과 사역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왔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언제든 이야기할 수 있는 친정 같은 곳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특별히 영적 전쟁이 치열한 곳이요, 회복이 예언된 성취의 땅입니다. 이 전쟁은 힘을 합쳐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선교지원센터는 낮은 자리에서 묵묵히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역자들의 연합을 돕고 그 필요를 채우고 있습니다. 제게는 친정 같은 이 센터와 섬기는 선교사님들을 만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고전 3:8~9_ 심는 이와 물 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 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채은경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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