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소식 1]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 이렇게 기도한다! (2019.6)

“아버지,
오늘 북한 교회가 다 무너졌습니다.
북한은 살얼음 땅입니다.
아버지, 북한 교회를 복원하시고…
이 민족을 버리시지 아니 하시려고
역사하시는…”

 

작은 소리로 울먹이던 할머니의 이 기도는 해방 전부터 믿음을 지켜온 북한 그루터기 성도의 신앙 고백이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죽여 기도한 당시 78세의 할머니는 6·25 전쟁 이후 북한에 홀로 남겨졌고 자신의 후손들에게 믿음의 유산을 남겼다.
지금도 하나님을 경외함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북한 성도들은 어떤 기도를 드리고 있을까? 지난 봄 선교 현장에서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그들이 삶 속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기도를 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소리를 내서도 안 되고, 무리를 지어서 만나거나 모일 수 없는 상황임에도 그들은 신앙을 고백하는 기도부터 치유 기도, 교회 개척 기도, 간구 기도, 방언 기도, 강력한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기도 등을 드리고 있었다. 그 놀라운 감동을 지면에 정리해서 나눈다.

 

회개 새벽마다 눈물로 기도합니다

 

“2011년 중국에 와서 예수 믿는 사람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처음 봤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울며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이 낮설지만 왠지 모르게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저 사람들은 왜 맨날 저렇게 눈물만 흘리나, 답답하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년 전 어느 날 북조선의 믿고 따르는 친척으로부터 하나님이 나의 죄를 위해 자기의 아들을 세상에 보내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 마음이 이상하게 뜨거워지면서 ‘나는 과연 내 아들을 다른 사람을 위해 죽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 자신에게 했습니다. 저는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사랑이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하나님을 공경하고 믿고 따르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보혈, 예수님, 십자가라는 소리만 들어도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납니다. 저는 참으로 죄가 많은 인간입니다. 새벽이면 그들보다 제가 더 가슴을 치며 기도합니다.”

 

김안나(가명) 자매의 고백이다. 주체사상에 철저히 세뇌되어 살아가는 북한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고 죄인임을 깨닫게 될 때 회개의 기도를 드린다. 대부분 회개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면서 믿음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여정 가운데 수시로 자신의 죄를 정직하게 토설하며 신앙을 고백한다. 그런 다음 삶 속에서 어려움이나 필요가 있을 때마다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하는 기도를 하게 된다.

 

간구 하나님은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친하게 지내는 이웃 사람이 여권이 안 나와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여권을 신청한 지 수개월이 지났는데도 확인해 보니 안 나왔다고 했습니다. 오늘은 보위부에 가서 끝장을 보겠다고 단단히 다짐하고 집을 나가길래 ‘하나님께 기도하고 가라’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래서‘하나님 아버지, 나 여권 좀 나오게 해 달라’고 기도하고 보위부 직원에게 ‘여권 언제쯤 나오나요?’ 물었더니 대뜸 ‘며칠 내로 나올 테니 다시 오라.’고 했다는 겁니다.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은 반드시 들어 주십니다.”
이렇게 말하는 50대의 여인은 예수를 믿은 지 10년이 되었으며, 처음 중국에 나와 예수 믿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북한 성도들은 기도에 관한 체계적인 가르침을 받기가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절실한 삶의 필요 앞에서 하나님께 나아가 기도하면서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믿음이 자라간다.
그리고 질병에 걸릴 때 치료를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한다.

 

치유 병이 씻은 듯이 나았습니다

 

“한 번은 저희 동네에 전염병이 돌았습니다. 사람마다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외부인과 접촉하는 걸 극도로 꺼려했습니다. 때마침 저희 집에 먼 일가 친척이 묵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가 아프다며 쓰러졌습니다. 식구들은 졸지에 외출도 못하고 꼼짝없이 집안에만 머물러야 했습니다. 몇 시간이 흘렀음에도 친척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했습니다. 저는 다른 식구들을 옆 방으로 가게 한 후, 그의 옆에 붙어 앉아서 가슴 위에 십자가를 그으며 계속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날이 밝을 때까지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긴긴 밤이 지나고 한숨 자고 일어난 친척은 열이 내린 상태였습니다. 두통 등의 제반 증상도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막 16:17~18) 성경 말씀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험이었습니다.”

 

여러 번 북송되어 온 몸이 망가져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는 드보라(가명) 성도의 고백이다. 북한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병자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도 없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기도 어렵다.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아픈 자들을 위해 손을 얹거나, 아픈 부위에 십자가를 그으며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고치시는 은혜를 경험하는 성도들이 많고, 이런 과정이 복음 전하는 통로로 사용되도록 하나님께서 역사하신다. 이렇게 기도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할 때 성령의 임재 안에 거하며 은혜를 체험하게 된다.

 

 

임재 성령 안에서 방언으로 기도합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여름 날, 어머니와 뒷산 기슭으로 나들이를 갔습니다. 녹음이 우거진 경치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 온 도시락을 펼쳤습니다. 각자 간단히 식사 기도를 하고 점심을 먹으려는데 어머니가 여느 때와는 달리 조금 큰 목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는 중얼중얼 작은 입속말로 했는데 갑자기 목이 터져라 외치며 눈물을 줄줄 흘리며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는지 두 손까지 번쩍 들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알아 들을 수 없는 말들을 미친 사람처럼 쏟아부었습니다. 깊은 산중이었지만 저는 혹시라도 누가 들을까 봐 여기 저기 살피느라 정신이 반쯤 나갔습니다. 기도를 마치고 나서 어머니에게 목소리를 너무 높여서 걱정스럽다고 했더니 ‘에덴 동산에 갔다 왔다’며 ‘하나님은 우리를 항상 지켜주신다. 우리뿐 아니라 한 사람이라도 하나님을 알게 해야 한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습니다.”

 

박영철(가명)형제의 고백이다. 철저한 감시 속에서 믿음을 지키는 북한 성도들은 아무도 모르게 은밀하게 기도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때로 하나님께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셔서 성령의 임재 가운데 기도케 하심으로 심령 깊은 곳에서 흘러 넘치는 생수를 맛보게 하시고, 성도들을 위로하신다. 그리고 개인 기도를 넘어 부르심에 대한 사명과 교회 나아가 나라를 위해서도 기도하게 된다.

 

교회 터 구입을 놓고 기도합니다

 

“오래 전부터 교회 터를 놓고 기도해 왔습니다. 아직 때가 아니지만 추후 개방이 되거나 통일이 되면 바로 교회를 세울 요량입니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교회당을 짓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현재는 사람이 거주 중인데 그 집의 앞과 뒤로 주민이 많이 살고 있고 터가 넓어서 예배 처소로 쓰기에 그보다 나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앞으로 조선의 문이 열리면 그곳에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당을 세우고 여러 성도들과 함께 하나님의 이름을 높여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그 땅과 집을 사야 할 것입니다. 주인의 마음과 여건이 조성되어서 속히 구매할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앞으로 세워질 그 교회당을 통해 생명의 복음이 전파되고 많은 사람을 전도해서 구원으로 이끌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장기 훈련을 받고 선교사로 파송된 북한 지하교회 지도자의 기도이다. 황폐하기 그지없는 북한 땅이지만 부르심의 사명을 알기에 하나님께서 눈을 열어 보게 하시는 그 터를 살피며 하나님의 교회가 세워지기를 기도하면서 준비한다. 이 기도를 시작케 하신 하나님께서 머지 않아 북한의 굳게 닫힌 문을 복음으로 여시고, 북한 성도들로 교회를 세워가게 하실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그리고 하나님의 교회가 기독교를 철저하게 배격하는 북한 땅 곳곳에서 살아 역사하고 있음을 그 땅에서 믿음을 지키는 성도들이 증언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북한 교회가 일방적으로 남한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가 필요한 것으로만 생각해 왔었다. 그러나 핍박 중에서 은밀하게 신앙을 지키는 북한 성도들은 삶 속에서 깊은 기도로 하나님과 영적 호흡을 하며 삶으로 예배하고 있다. 영적 기도로 간절한 열망을 토해 내는 북한 성도들은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은 천대까지 우리를 지켜 주십니다. 강하고 담대하라! 기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하나님께 아뢰면 반드시 들으시고 이루십니다.”라고… 지금도 숨죽여서 하나님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성도들이 있기에 북한 땅에는 소망이 있다. 그들의 기도와 찬양의 파장이 북한 땅 곳곳을 적시며 흘러 넘침으로 견고한 진이 무너져 내리고 그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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