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회의 초대를 받고 탈북민 아동 6명과 선생님 4명 총 10명이 지난 8월 9일부터 13일까지 미션 트립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 일본 카리스채플을 방문한 이반석 목사님이 아름다운 교회와 잘 꾸며진 숙소를 보시고 탈북민 아동과 일본 아동이 연합 캠프를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신 것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우리 일행이 카리스교회에 도착하였을 때, 담임 목사님과 성도들의 따뜻한 환영 인사가 긴장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난 것처럼 웃으며 섬기시는 교회 지체들, 탈북민 아동들을 배려해 정성껏 준비한 식사, 예쁘게 꾸며진 숙소와 깨끗한 침대, 그리고 풍성한 간식과 냉장고에 가득 찬 음료수까지 곳곳에서 일본 교회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첫날 저녁, 저는 북한에서의 삶과 하나님 안에서 구원 받은 자로 살아가는 감격과 복음 통일을 준비하는 사역에 대해 나누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북한에서의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던 나의 삶을 나눌 때, 행여라도 부모가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을 숨긴 채 살아가는 탈북 아동들에게 아픔과 상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 기도하는데 성령님께서 잔잔한 평안을 주셨습니다.
제 이야기에 탈북민 아이들이 누구보다 집중하여 들을 뿐만 아니라 북한을 위해 두 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예배가 끝난 후 탈북 아동 중 한 명이 슬며시 제게 다가와 “선생님, 우리 엄마가 이렇게 고생을 많이 했다는 것을 몰랐어요. 오늘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알게 되었어요. 이제부터 엄마에게 잘할 거에요.”라고 속삭였습니다.

 

다음날, 북한에서 한국으로 온 지 1년 된 12살 송권이가 간증을 했습니다. “엄마가 집을 떠난 후 할머니와 함께 있으면서 엄마가 보고 싶어서 밤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울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엄마를 만나러 가는 날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혼자서 험한 산길을 3시간이나 걸었고, 약속 장소에서 저를 기다리던 아저씨를 만나 그 아저씨 배낭 속에 들어가 숨을 죽이고 압록강을 건넜습니다. 그리고 남한에 와서 엄마를 만나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매일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라고 탈북 때 있었던 일들을 들려주었습니다. 남한에 먼저 와서 간절히 기도하는 부모의 기도를 들으시고, 아들을 눈동자같이 보호하셔서 이끌어오신 하나님의 은혜가 송권이의 입을 통해 모두에게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살아계신 하나님이 증거되고 이어서 6명의 아이들이 일본어로 찬양하고 율동을 했습니다. 그러자 자리에 있던 일본 성도들과 어린아이들은 물론 남과 북의 성도들과 어린아이들이 함께 기뻐 뛰며 하나님을 예배하였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외교적으로 대립된 상황에서 한국, 일본, 북한의 세 나라 성도들이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을 높이 부르며 기쁨으로 하나되어 춤추는 모습은 마치 천국과 같았습니다.

 

성도끼리 손을 잡고 눈을 마주하여 손뼉치고 춤을 추며 주를 찬양하는 얼굴들이 해같이 환하게 빛나는 천사처럼 보였습니다. 예배하는 동안 우리가 가진 세상의 모든 아픔과 슬픔, 고통과 낙심이 치유받아 마치 하늘의 구름 위에 떠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국적, 나이, 성별, 감정, 이해 관계를 뛰어넘어 함께 손 잡고 밝게 웃으며 ‘예수 예수’를 찬양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한 몸 이룬 한 지체이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될 때 성령 하나님의 임재 속에서 막힌 담이 허물어지는 것을 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제 속에서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기쁜 자리에 초대해 주시고 그 중심에 우리 탈북민 아동들을 세워주신 하나님의 사랑이 저의 마음을 뜨겁게 했습니다. 탈북민 부모들을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 주신 하나님께서 이제 그 자녀들을 연합하여 화목케 되는 뜻깊은 자리로 불러 주신 이 일은, 세상의 이치로는 이해도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신분을 바꿔주시고 매일 생소한 환경의 삶에 적응하느라 고단한 탈북민들의 눈물을 닦아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실제로 다가오는 은혜를 경험했습니다.
캠프에서도 여러 놀이를 통해 함께 연합할 때 기쁨을 누렸고, 오사카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 올라갔을 때는 일본뿐 아니라 북한과 열방이 주께 돌아오기를 기도하였습니다.

 

4박5일의 일정 후에 탈북민 아동과 그 가정에 부어주신 성령 하나님의 은혜는 참으로 놀랍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성웅이는 “엄마, 다른 신을 섬기면 안 돼요. 우리는 하나님만 믿어야 해요. 그래야 천국 갈 수 있어요”라고 거듭 강조하며 확신에 차서 어머니에게 이야기했습니다. 말썽꾸러기였던 아이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져서 돌아온 것을 보고 놀란 부모가 감사의 인사를 전해왔습니다. 성웅이를 통해 구원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다른 친구들에게도 동일하게 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가 실로 깊고 측량할 수 없습니다.

 

건강의 문제로 일정을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저를 등 떠밀어 이 은혜의 자리의 증인으로 세워 주시고, 영육을 회복시켜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새기게 됩니다. 주의 정하신 기한이 이르러 마침내 우리는 북녘 땅에 함께 가서 일본에서 드린 것 같은 아름다운 예배로 왕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는 자리에 서게 될 것을 꿈꾸며 기다립니다. 남과 북, 일본 교회의 성도들로 모이게 하시고 사랑 안에서 연합하게 하여 섬기게 하신 하나님께서 순종하는 주의 백성들에게 막힌 문을 여는 천국의 열쇠를 맡기실 줄로 확신합니다. 사랑이 가득한 은혜의 자리에 초대받은 우리 탈북민 아동들도 하나님의 뜻하심에 합당한 삶으로 변화되어 거룩한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지리적으로 물리적으로는 국가 간에 지경이 정해져 있고, 정치적으로는 다른 상황에 놓여있지만 우리의 모든 시민권은 하늘에 있기에 한 아버지의 자녀로 하나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예배를 통하여 확인하는 귀한 자리에 서게 하신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높여드립니다.

 

남과 북, 그리고 일본 교회가 앞으로 하나되어 드리게 될 북녘 땅에서의 예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시고, 우리 아동들의 가슴에 예수 그리스도를 심어주신 우리 주 예수님께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립니다. 수년 내에 북녘 땅에 우리 모두가 함께 가서 하나님을 예배하며 “마라나타! 주 예수여 어서 오시옵소서!” 목청껏 외치기를 소망합니다.

 

박릴리 간사 _본회 방송 사역 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