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벨이 형 가인에게 맞아 피를 흘리며 죽었습니다. 하나님이 가인에게 물으십니다 “네 아우 아벨이 어디에 있느냐?” 가인이 볼멘 소리로 답합니다.
“내가 알지 못합니다. 내가 내 아우를 지키는 자입니까?”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네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내게 부르짖고 있다!” 그렇습니다. 아벨은 죽었으나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의로운 자라는 증거를 받았습니다. 그의 피의 호소가 하늘에 사무치니 하나님이 이를 들으시고 그의 옳음을 판결로 인증해 주신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말합니다.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나은 제사를 하나님께 드림으로 의로운 자라 인정하시는 증거를 얻었으니, 하나님이 그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심이라.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고 있다.”(히11:4)

 

순교자란 피로써 말하는 증인을 뜻합니다. 헬라어 martyrein을 의역한 낱말이 곧 증언(witness)입니다. Martyr는 피로써 말하는 증인을 가리키는 낱말로 굳어져, 우리 말로는 순교자로 번역되었습니다. 순교자란 죽음에 이르러서도 믿음을 버리지 않는 사람을 뜻합니다(계 2:10). 하나님은 그 믿음의 순교 증언을 제물로 받으시고 그를 의인으로 인증하십니다. 아벨이 드린 피의 제사를 의롭다 하심의 근거로 삼으시는 것입니다.
히브리서 11장은 믿음의 증인들을 열거합니다. 구약 시대를 통틀어 아벨부터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다윗 및 사무엘과 대언자들 이후 메시야 시대에 이르기까지 실로 구름같이 많은 증인들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 때문에 고난과 죽음을 당했습니다.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는 이 사람들은 더 좋은 부활을 얻고자 하여 심한 고문을 받되 구차히 풀려나기를 원하지 아니하였으며, 어떤 이들은 조롱과 채찍질뿐 아니라 결박과 옥에 갇히는 시련을 받았으며 돌로 치는 것과 톱으로 켜는 것과 시험과 칼로 죽임을 당하고 양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유리하여 궁핍과 환난과 학대를 받았으며, 광야와 산과 동굴과 토굴에 유리하면서도 자기 믿음을 지켰으며, 이로써 증거를 받았습니다(히11:35-39).

 

예수 그리스도는 제자들을 불러 증인으로 세우셨습니다(행1:8). 제자들에게 내리신 그의 지상명령은 땅끝까지 이르러 메시야 예수의 복음을 증언하라는 것입니다(마28:18-20).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제자들은 권능을 덧입고 담대히 증언합니다. 그들에게 권능이 주어지자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아니하고 담대히 증언합니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은 제자들은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하나님의 큰 일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이 제자들의 증언을 듣고 놀라 묻습니다. “이 어찌 된 일이냐?” 이에 베드로는 자신의 믿음을 증언합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행2:36)
오순절의 성령 강림 이후 제자들은 증인의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자기를 부인하고 각자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며 증언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어떤 제자는 사는 동안 예수 그리스도 복음을 말로 전하고 행실로 보여주었습니다. 다른 제자는 죽음 앞에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증언하다가 마침내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사도행전 7장의 스데반, 그는 그리스도 교회의 첫 순교자로 기록됩니다. 그의 순교 이후 수많은 제자들이 거주지에서 쫓겨나 모든 재산을 잃고 유리 방황하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고백하는 믿음을 지키며 증인의 삶을 이어갑니다.
은혜와 권능이 충만하며 큰 기사와 표징을 민간에 행하던 스데반은 살기등등한 유대인 박해자들 앞에서 천사의 얼굴로 증언하였습니다(행6:15 및 7장). “너희 조상들이 대언자 중 누구를 박해하지 아니하였느냐?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그들은 죽였고 지금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주어 살인하였다!” 스데반은 이스라엘을 자칭하는 유대인들의 불순종과 배신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탄핵한 것입니다. 자신을 향해 이를 갈며 덤비는 박해자들 앞에서 스데반은, 성령 충만하여 하늘을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 외칩니다. “보라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의 우편에 서신 것을 내가 보노라!”(행7:56)
사람들이 큰 소리를 지르며 귀를 막고 일제히 그에게 달려들어 성 밖으로 내치고 돌로 치니 이른바 증인, 곧 거짓 증인들이 옷을 벗어 사울이라 하는 청년의 발 앞에 두었습니다. 무리 지어 자신을 돌로 치는 자들 앞에서 스데반은 부르짖어 아룁니다. “주 예수여 내 영혼을 받으시옵소서!” 그리고 마지막 한 마디 기도를 올립니다. “주여 이 죄를 이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행7:59-60)

 

사도행전의 기자는 증인 스데반의 장엄한 최후를 이렇게 서술하고 있습니다. 순교하는 믿음의 주인공 스데반에게 하늘이 열리고 인자가 하나님 우편에 서신 영광이 계시되었습니다. 그는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신 인자께서 고난 이후 영광의 보좌에 오르신 것을 볼 수 있는 은총을 입었습니다. 믿음의 증인 스데반은 거짓과 독선으로 단단히 무장한 그 위선자들 앞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흔들리지 아니하고 하나님에 대한 전폭적 의지와 원수들에 대한 중보의 사랑을 기도로써 아뢰고 숨을 거둡니다. 실로 그는 정복자보다 위대한, 넉넉히 이긴 승리자였습니다(롬8:37).
그 현장의 증인 사울은 예루살렘의 천부장과 박해자들 앞에서, 스데반을 주의 증인으로 증언합니다(행22:20). 후에 부르심을 받아 사도가 된 바울은
“주의 증인 스데반이 피를 흘릴 때에 내가 곁에 서서 찬성하고 그 죽이는 사람들의 옷을 지킨 줄 그들도 안다.”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주 예수께서 십자가 상에서, “아버지여, 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중보하신 것 같이, 주의 증인 스데반은 돌에 맞아 피를 흘리면서, “주여 이 죄를 이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라고 대신 빌었습니다. 주의 증인은 죽음의 현장에 이르러서도 그 말과 행동으로 자신의 주를 증언하는 사람입니다.
계시록의 저자 요한은 마지막 때에 인자를 대적하는 음녀가 성도들의 피와 예수의 증인들의 피에 취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계17:6). 그럼에도 주의 증인들은 땅끝까지 이르러 끝날까지 멈추지 않고 성도의 삶을 살며 증인의 사명을 이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