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니라
누가복음 2:14

 

동역자 여러분께!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정말 그렇게 살아야 했나 봅니다.
저는 지난달 서울을 떠나 미국 동부의 한 도시에 가서 설교했습니다. 그러고는 시카고로 향했습니다. 여러 번의 설교를 끝내고 돌아오는 날 눈이 내려서 기내에서 몇 시간을 머물러야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몇 시간을 운전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성도들의 가정에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튿날 다시 성도들의 모임에서 간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틀 동안 보았던 미국인들의 눈물과 회개와 결심을 뒤로 하고 또 길을 떠났습니다.
엘에이로 가서 새벽 기도를 인도하고 모퉁이돌선교회 기도회를 인도하고 사막 가운데 있는 한 한인교회에서 설교를 하고 다음 날 떠났습니다. 하루 저녁은 미국인들의 선교 보고와 간증을, 다음 날은 다른 교회에서 설교를, 주일에는 예배에 참석했습니다. 한 달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다음 날 목요일 광야의 소리 예배가 있었고 바로 오산리 기도원으로 가서 설교했습니다.
금요일에는 전주로 내려가서 교회 철야 기도를 인도했습니다. 토요일에는 사랑하는 한 형제와 식사를 하고 바로 강화훈련원으로 갔습니다. 이웃 북성교회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저녁부터 4일간 연합집회를 인도했습니다. 낮 시간에는 말씀을 준비하는 한편 3월에 있을 이스라엘 순례 준비를 했습니다. 연합집회 후 곧바로 독일의 한 도시에서 말씀을 전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또 떠났습니다.
이렇게 무리하며 일정을 잡는 까닭은 북한 선교를 위해 기도하는 분들이 말씀을 들려 달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아직 연말이 지나지 않았기에 내년 일정은 많이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집회가 요청되면 당연히
갈 것입니다. 두세 명이 모인 곳이라도, 멀더라도, 청하면 기꺼이 가고 있습니다만 점점 식어가고 줄어드는
북한 선교에 대한 관심을 보면 안타깝기만 합니다.

 

아십니까? 한 사람의 외침이 어떤 열매를 맺어왔는지? 한 사람의 기도가 어떤 일을 이루어 가는지? 저와 여러분이 아뢰는 기도를 하나님이 듣고 계신 것을 아십니까? 그리고 응답하고 계심을 말입니다.
저는 안개가 짙게 깔린 강화훈련원에 와 있습니다. 창문 밖으로 보여야 할 북한 땅이 안개 때문에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북한이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분명히 저 안개에 가리워진 북한 땅이 존재합니다.
그 땅에 숨겨진 하나님의 백성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기도를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저는 압니다. 그곳에 하나님의 백성들의 흐느낌이 있고, 포기하지 않은 믿음의 사람들의 기도가 있음을…
저는 만났고 보았고 나누었고 섬겼으며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책장을 뒤지다가 그 언젠가 북한 성도가 제게 보낸 편지를 다시 읽었습니다. 남들이 그렇게 믿지도 않는 우리의 드러나지 않은 모습을 믿음으로 보고 후원해 준 목사님께 감사드린다고 쓴 편지였습니다. ‘끊지 말아 주세요. 중단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쓰고는 이름까지 남겼습니다.
그 편지를 받아서가 아니고 그들을 알기에 30년 넘게 후원해 왔습니다. 여러분의 헌금과 마음을 전달했습니다. 생필품도 보냈고, 전화기와 컴퓨터도 보내 주었습니다. 학교에 가야 할 비용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성경을 주었을 때 그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순교자의 딸은 지하교회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복음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던 어머니에게서 받은 사랑 그 이상의 간증이 있다고 했습니다. “누가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 죽어 주겠습니까? 나 같은 죄인을 위해서…” 내 어찌 그 예수님을 향해 찬양하지 않겠느냐고 고백하는 성도들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을 도리가 없어 나그네의 삶을 살아갈 뿐입니다. 여러분의 기도와 헌신이 그들의 믿음이 연장되도록 돕고 있음을 아십니까?
“끊지 말아 주세요. 중단하지 말아 주세요.” 하는 북한 성도들의 간절한 그 소리를 들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19년 12월 13일
무익한 종 이삭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