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은 전쟁터에
농부는 밭에
경기하는 자는 경기하는 곳에
종은 주인이 부릴 수 있는 자리에
머무르는 게 합당하겠지요?
그래서인지 저는 사역지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선교지와 설교를 요청하는 곳에서 보내게 될 그 시간을 긴장하며 준비하게 됩니다.
군인이 전쟁터에 있지 않으면 전쟁을 준비하여야 하고
농부도 파종과 김매는 일, 추수하고 보관하는 일에 늘 대비하여야 하며
경기하는 자는 승리를 얻기 위해 단련하고 준비되어야 하고
종은 주인의 눈에 가까이에 머무르며 언제든지 응할 준비를 해야만 합니다.

 

이제 곧 떠납니다. 선교지로 떠납니다.
두 달 넘게 선교 현장에서 설교하고 전하고 나누고 섬길 것입니다.

 

사도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요?
주님의 인도하심과 이끌림에 힘입고, 때로는 쫓기고 도망하고 숨고
하지만 잡혀서 매맞고 억울한 누명을 쓰고도 여전히 편지를 써서 바로 갈 길을 제시하는.
바울은 30년 넘게 그 길을 가야 했습니다.
그러고도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편히 가라!’고 말하지 않으십니다.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는 비장한 말로 마지막 서신을 띄웁니다.

 

그에게도 육신의 연약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마음도 지쳤을 그는 순교하기까지 당당했습니다.
때때로 저는 육신의 연약함만이 아닌 영혼의 연약함으로 아파합니다.
그러나 주님이 가르쳐 주신 말씀에 힘입어 다시 다짐합니다.
바울이 기록한 서신서들에 나타난 구체적인 예정과 재림에 기꺼이 감동하며
‘이랬어야 했어!’라고 외칠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리고 잠언에서 시편에 이르는 시를 낭독하며 울고 웃고 어깨를 들썩이며 좋아합니다.
모세오경에서 느껴지는 모세의 진지함과
선지서의 글에서 오싹하게 만드는 경고로 인해 움츠렸다가 펴며 일어서는 감격이 저를 다스립니다.

 

내일 선교 현장으로 떠나는 기쁨을 안고 오늘을 예배함으로 준비합니다.

 

무익한 종 이삭

 

[2020년 3월 ‘카타콤소식’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