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3] 하나님의 은혜로 제가 오늘 여기에 있습니다! (2020.03)

 

 

하나님께 북한 선교의 소명을 받고 본회 북한선교훈련 현장 학습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되어 현재 북한 선교를 감당하고 있는 본회 협력 선교사의 이야기이다.

 

 

“하나님께 소명을 받고 북한 선교사로 파송되기까지 28년이 걸렸더군요.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 긴 세월 동안 하나님이 저를 붙드셨어요. 제가 중간중간 얼마나 흔들렸겠어요. 은혜 없이는 끝까지 걸을 수 없는 길이었어요.”
이렇게 말하는 자그마한 체구의 에스더 선교사의 눈가에 촉촉한 눈물이 고였다. 에스더 선교사는 28년 전 남루한 옷을 걸친 북한 군인이 강 건너편에서 손짓하는 모습을 기도 중에 보고, 하나님이 자신을 북한 선교로 부르신 것을 깨달았다.
본인의 소명을 확인한 그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훈련을 받는 것이었다. 모 기도처에서 실시한 북한선교통일훈련을 시작으로 본회 선교컨퍼런스와 3개월 과정의 북한선교훈련을 거듭 4회나 참여했다. 그녀에겐 북한선교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기에 직장 생활로 바쁘고 피곤한 와중에도, 퇴근하면 곧장 본회 강의실로 향했다. 남다른 열심을 부린 덕에 그녀는 북한선교훈련을 4번 모두 결석 없이 수료했다.

 

“모퉁이돌에 다른 좋은 훈련들도 있었지만 저는 북한 선교 과목에 집중했어요. 왜냐면 저는 북한선교를 갈 거였으니까요. 이삭 목사님, 이반석 총무님, 유석렬 박사님, 여러 탈북민들의 강의가 기억에 남아요. 내용이 일일이 떠오르지는 않아도 다 제 안에 살이 되고 피가 되었어요. 조별 나눔도 유익했고요.”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그녀가 놓치지 않은 것 중 하나는 기도였다. 북한의 영혼들을 기도로 품는 동시에 주위 사람들에게 “저는 북한 선교 갑니다. 매일 밤 10시가 되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냐며 코웃음을 치는 이들도 있었지만 몇몇은 지금까지 기도 동역자로 서 있다.

 

이렇게 기도하고 훈련하는 사이 27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렀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만 구하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시간이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북한선교훈련 현장 학습을 떠나게 됐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북한 사람과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는 감격에 젖는 것도 잠시, 생각지도 않게 현지 선교사로부터 북한 사람들을 성경으로 양육하는 사역자로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와! 제가 얼마나 놀랐겠어요. 이제는 정말 가는구나 했어요. 바로 갈 줄 알았죠. 그런데 하나님은 저를 또 기다리게 하셨어요. 1년 가량을 더 훈련하셨어요. 왜 이렇게 오래 기다리게 하나 했더니 현장에 가 보니까 이해가 되더군요. 만약 훈련이 없었다면 이 사역을 감당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현재 에스더 선교사는 중국에 나온 북한 사람들과 살면서 그들을 섬기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에 전념하고 있다. “맨 처음 일대일로 양육할 북한 사람을 만났는데 하나님이 ‘보통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런데 진짜 보통이 아니었어요. 먼저 성경책과 신앙 도서들을 읽게 하고 어느 정도 됐다 싶어서 말씀을 전했더니, 그 성도가 믿음이 자라고 훈련을 받아서 북한 선교사로 파송받았어요. 그 감격을 어떻게 말로 다할 수 있겠어요…”

에스더 선교사는 마치 그날이 생생하다는 듯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녀는 북한 동포와 울고 웃는 오늘이 있기까지 훈련이 무척 중요했다고 힘주어 강조한다.
“북한은 저희와 문화가 달라서 그들을 한국 사람처럼 사랑하기가 쉽지 않아요. 그런데 하나님은 제 안에서 날마다 은혜가 샘솟게 하세요. 특별히 제 사랑이 아니라 주님의 뜨거운 사랑이 넘치게 하세요. 그 사랑이 그들에게 흘러 교제하게 하시니 현장에 있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복일 수밖에요. 그런데 그 사랑의 열매는 하루 아침에 맺어지지가 않더라고요. 훈련이 필요해요. 많은 분들이 훈련을 받고 현장에 오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시와 통제가 삼엄한 중에 항상 긴장하면서도 북한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역자의 삶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비록 범사에 힘에 지나는 수고가 동반되어도 이를 능가하는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넘친다. 이 신령한 비밀을 믿는 자 외에 누가 알 수 있을까. 지금도 일손이 부족한 선교 현장에 많은 훈련된 분들이 동참하여서 이 비밀을 충만히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SNS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