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어느 날,
중국에 식량을 구하러 갔던 이모가 돌아왔다. 중국에 다녀온 이모는 밥을 먹기 전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고 중얼거렸다. 밥을 먹으려고 수저를 들던 경애(가명)와 할머니는 영문을 몰라 서로의 얼굴을 보다가 다시 이모를 쳐다보기를 반복했다. 그사이 이모가 눈을 떴다.

“이모 지금 뭐한 거야? 왜 밥상 앞에서 눈을 감고 그러는 건데?”
“응, 우리에게 먹을 양식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나님께 기도한거야.”
“하나님이 누군데?”
“하나님은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만드셨을 뿐만 아니라 사람도 만드신 분이야.”
“이모, 무슨 하나님이 있다 그래, 아무도 안보이는데…”
“너 지금 어린 조카 앞에 두고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날래 밥이나 먹으라…”
할머니는 얼굴이 굳어져 핀잔하듯 말씀하셨다. 그러나 할머니의 단호한 말씀에도 이모는 굽히지 않고 하나님을 전했고 경애에게 구겨진 종이 한 장을 주며 읽어보라고 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 나라에 임하옵시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이모, 이거 뭐야?”
“그거이 주기도문이라는거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준 기도야”
경애와 이모가 나누는 애기를 말없이 듣고 계시던 할머니가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할머니 왜 그래? 어디 아파?” 경애가 놀라서 물었으나 눈물만 훔치던 할머니는 잠시 후 말을 시작하셨다.
“사실은, 우리 아버지도 평양에 살면서 예수를 믿었는데 내래 22살 때 그거이 발각되어 이 곳으로 추방당한거야, 그 때가 60년대 초반이었는데 김일성이 대대적으로 숙청작업을 벌이면서 발각되어 목사님도 잡히고 믿는 사람들도 많이 잡혔어, 이곳으로 추방된 후로 너무 많은 고생을 하면서 내 안에 하나님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결국 지금까지 하나님을 잊고 살아왔단다. 그런데 네가 중국에 가서 하나님을 믿고 왔으니… 그것 때문에 우리 집에 또 다시 어려움이 닥칠까봐…”라며 할머니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눈물을 흘리셨다.
“오마니, 그럼 우리가 하나님을 믿었던 후대들이라는 말입니까?” 이모가 놀라서 물었다.
“우리 아버지, 그러니까 너네 외할아버지도 믿었고, 우리 선조들이 외국에서 온 선교사들이 전해 준 하나님을 믿었다고 들었어, 그런데 아버지가 끌려가고 하나님이 원망스러워 내가 믿음에서 떠난 거야, 그런데 네가 이렇게 하나님을 믿게 되었으니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하구나…”라고 할머니가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외할머니와 이모 그리고 나머지 가족들이 하나님을 믿었다. 그러나 경애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데 어디 하나님이 있느냐?”고 버티며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 “경애야,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사람을 만드셔서 에덴동산이라는 곳에서 살게 하셨어, 그런데 사단의 꼬임에 넘어가 동산 중앙에 있던 선악과를 따먹고 그 곳에서 쫓겨났어…”
경애는 이모의 이야기가 재미있었지만 믿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모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경애에게 하나님을 전했다.
“경애야, 세계에서 하나님을 모르는 나라는 우리 조선이 유일하다. 다른 나라는 목사도 있고, 하나님을 가르치는 대학도 있고, 거기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자기 인생을 하나님께 드리는데, 그런 사람들이 바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에 믿는 것이다.”
“이모, 하나님이 진짜 살아계시면 내게 보여 달라. 그럼 믿겠다”라고 큰 소리쳤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가 보위부에 잡혀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모는 주위에서 사람들을 뽑아 중국으로 데려가 성경공부하게 하고, 마치면 그들을 다시 조선으로 데려오는 일을 아무도 모르게 진행해 왔었다. 그들 중에 성경공부 마치고 교재를 가지고 돌아오던 성도들이 국경을 넘다가 잡혔다. 그들의 몸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지니고 있던 성경공부교재가 발각되었고,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경애 이모의 이름이 밝혀진 것이다.

 

경애에게 이모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런 이모가 잡혀가니 다급해진 경애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하나님, 이모를 살려주면 저의 삶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라고 기도했다.
우선 이모를 나올 수 있게 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그러나 16살의 경애는 돈을 구할 방법이 없었다. 경애는 하나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하면서 무작정 돈을 빌려주는 사람을 찾아가 사정을 말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신용을 담보할 수 없는 16살의 아이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아닌가? 정말 이모는 죽음의 문턱에서 석방이 되었다. 이것을 본 경애는
“하나님이 정말 살아계시구나~~” 라고 고백했다.

 

그때부터 경애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조선에서는 하나님을 말하는 것이 죄였다. 답답해 가슴을 치던 경애는 하나님께 “하나님을 자유로이 전하고 외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살고 싶습니다. 이 일을 위해 공부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났을 때 하나님께서 중국에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그곳에서 성경을 공부하고 있을 때 하나님은 한국으로 올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고, 신학교에 들어가 사회복지를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셨다. 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분명하게 느끼며 공부하는 경애는 기도한다.
“하나님, 제가 하는 공부를 마치고 준비되거든 북한으로 돌아가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통일을 주십시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