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불이라고는 보고 죽기도 힘든 집에서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자야 했습니다. 날이 밝으면서부터 어두워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장마당에 가서 장사를 해도 강냉이 국수 1kg 벌면 잘 벌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어두운 데서 대강 국수에다 곰포(다시마의 일종)를 넣어 죽을 쑤어 먹고 자고, 다음날 아침도 국수죽을 먹고 50~60리 되는 바다가로 고기를 받으러 걸어 갔다가 오후 2시쯤 장마당에서 팔았습니다. 받아온 고기를 다 팔면 일 없는데 남으면 다음날에는 밑져야 하고, 매일매일 장사는 하는데 점점 밑돈이 줄어들어 하루 2끼 죽도 먹기 힘든 형편이었습니다.
형제 모두 시집 장가는 가도 집 살 돈이 없으니 엄마집에 붙어 누우면 발 옮겨 디딜 곳도 없는 조그마한 방 한 칸에 오골오골 모여 사니 먹을 것 때문에 싸우는 날이 잦고 형제 사랑, 부모 사랑, 자식 사랑은 모르고 저만 살겠다고 아등바등 몸부림치고 피눈물 흘리며 살았습니다.
우리 집뿐 아니라 온 인민반 30세대가 2집 내놓고는 모두 2끼 죽도 먹기 힘들어서 하룻밤 자고 깨면 어느 집 누가 굶어 죽었다는 소리, 또 어느 집 아들 군대 갔다 영양 실조 걸려 업어 왔는데 3일 만에 죽었다는 소리, 어느 하루도 편안한 소식 하나 없고 기가 막힌 소리뿐이고, 그 속에서 살아남겠다고 사생결단으로 살며 죽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사는 것이 원쑤였습니다.

 

짐승보다 못한 목숨도 앉아 굶어 죽기는 싫어서 정처 없는 길을 떠나 발길 닿는 대로 온 것이 국경이었고 이 강만 넘으면 살 것 같다는 희망에 죽음을 각오하고 넘어선 것이 이국 땅, 중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낯선 남의 나라 땅 산속에 비닐을 뒤집어 쓰고서 숨도 바로 쉬지 못하고 숨어 불안과 공포에 떨며, 이렇게 밖에 살 수 없는 내 인생, 내 처지를 한탄했습니다.
이제 더는 살 수 없는 생사의 기로에서 고마운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친부모한테서도 받아보지 못했던 따뜻한 사랑으로 보살펴 주고 위해 주는 그 사랑 속에서 그보다 헤아릴 수 없이 더 크고 위대한 하나님의 사랑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갖 죄로 얼룩진 나를 하나님은 먼저 아시고 사랑하시며 나의 죄 때문에 독생자를 십자가에 죽기까지 내어 주신 크나큰 은혜와 축복 속에 내가 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품에 안긴 날부터 하나님의 진실한 종의 보살핌 속에서 짧지 않은 날과 달을 넘으며 덥고 추운 것이 무엇인지, 배고픔이 무엇인지, 근심 걱정과 무서움을 모르고 기쁨과 행복 속에서 옛 일을 까마득히 잊고 부러움 없이 살았습니다.

 

나에게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는 끝이 없었습니다. 중국에서 헤매던 나를 살려 주신 것만도 고마운데 조선땅에 있는 나의 어머니와 아들, 딸, 온 가족에게 크신 사랑의 손길을 펼치시어 꿈에도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들을 살려 주셨고 행복을 안겨 주셨습니다.
정말이지 나 하나뿐이 아니고 내가 살던 땅에서 버림받은 수많은 사람들을 보살펴 주셨습니다. 그 숭고한 사랑을 내 온몸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을 떠나서는 한 시 한 순간도 살 수 없음을 뼛속 깊이 느꼈습니다. 하나님의 축복과 은혜로, 목사님을 만난 그 때부터 길고 긴 날 끝까지 내가 갈 길을 걸음걸음 손잡아 이끌어 주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신 고맙고 고마우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목사님의 사랑의 손길에 이끌려 하나님의 품에 안긴 때로부터 받은 그 사랑을 내 나라 땅에서 갈 길 잃고 헤매는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십자가의 사랑으로 구원해 주신 예수님이 이 세상의 구원자이심을 전하겠습니다. 위대한 사랑의 최고 화신이며 유일무이하고 영원무궁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최대의 감사와 찬양을 올리며 영광, 영광을 올립니다.

평안북도 OO시에서 김OO 올림

 

저는 아버지 사랑,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자그마한 빛이라도 되고 싶습니다. 북한 민족을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치시는 분들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들을 위하여 영적인 삶과 함께 생활상의 곤란, 육체적인 아픔까지도 세심히 보살피는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인사를 드립니다. 저도 죽도록 충성하겠습니다.

함경남도 OO시에서 전OO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