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콤특집1] 코로나19 위기, 통일을 준비하는 기회로(2020.06)

‘통일을 준비하라’
2010년 모퉁이돌선교회를 향해 주신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그 말씀에 순종하여 본회는 2012년부터 북한 전체가 난민촌이 되어버린 상태임을 나누고, 복음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로 재난구조훈련을 실시해 왔다. 국내는 물론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북한 선교에 관심있는 교회를 중심으로 재난구조훈련이 실시됐다. 훈련을 받은 분들은 정기적으로 모여 통일 준비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재난 발생 지역을 찾아가서 참여하는 활동 등을 해 왔다. 이들이 이번에 마스크를 제작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힘들어하는 교회와 성도들을 위로하였다. 그들을 만나 마스크 제작 활동을 정리하였다.

 

중국 우한에서 창궐한 바이러스의 공포가 우리나라에도 엄습하였다. 특히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퍼져 나가는 코로나19의 맹위에 사람들의 공포감은 나날이 높아졌다. 마스크를 사려는 줄은 길게 늘어섰고 그럼에도 사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대부분의 교회는 회중 예배를 갖지 못했고, 사람들은 만남과 접촉을 꺼린 채 뉴스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재난구조훈련을 받았지만 지역 간 사람 간 왕래를 통제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보였다. 그때 본회 재난구조훈련 수료생 카톡방에서는 한 작은 사랑의 불씨가 지펴지고 있었다. “코로나19 감염자 및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대구와 경북 지역은 이동 제한 조치가 시행 중인데 이럴 때 우리가 도울 일이 없겠습니까?” 재난구조훈련을 담당하는 디모데 간사가 회원들의 의견을 구하는 글을 올렸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던 중 두 명의 회원이 “직접 갈 수는 없지만 마스크를 만들어서 보내면 어떨까요?”하는 제안을 했다. 다들 좋은 생각이라며 찬성을 했다.

 

곧바로 다음날 마스크 제작 준비에 들어갔다. 유튜브 등을 찾아서 마스크를 제작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처음 의견을 낸 두 사람이 주축이 되어 동대문과 남대문 원단 시장 등으로 발품을 팔며 샘플 형태를 고민했다. 이 두 명을 포함해서 재난구조훈련을 받은 어느 누구도 마스크 원단이나 제작 과정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기였다. 그러나 감염의 위험 속에서 하루 하루를 버티고 있을 이웃들을 생각하며 겁없이 마스크 만들기에 도전했다.

 

 

하나님이 부어 주시는 기쁨으로 마스크를 만들다

 

재료를 구입하는 첫 단추부터 완성품을 포장하는 마무리 단계까지, 마스크를 만드는 과정은 작은 것 하나도 그냥 진행되지 않았다. 우선 원단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여서 질 좋고 가격까지 좋은 재질을 구입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런데 어찌어찌 간신히 구해 놓고 보니 재질 자체가 흐느적거리는 바람에 곡선을 재단하거나 필터를 고정하고 끈을 달 때 꽤 섬세한 수작업이 요구됐다. 게다가 필요한 수량은 1,700개인 반면 공정상 한 사람이 하루에 50개 이상을 생산하기가 어려웠다. 일손은 부족했고 불량률은 높았다. 예상하지 못한 난제들이 순간순간 다가왔지만 마스크를 만드는 모든 일에 하나님의 손길이 함께했다.

 

 

하나님이 자원사역자들을 매일 딱 맞게 오게 하셨어요. 그것도 기가 막힌 타이밍에요. 필터 자를 사람, 끈 고정할 사람, 테이프 붙일 사람 등 각 공정에 맞는 일손들을 적재적소, 적시에 보내셨죠.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았어요. (오 집사)

 

 

선교회 이름으로 나가는 마스크라서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처음 나온 샘플은 모양도 그렇고 썼을 때 갑갑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또 다른 방법으로, 계속 수정해 나갔어요. 꽤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지만 의외로 형제들이 너무 잘 해 줘서 놀랐어요. (황 권사)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처음부터 완결된 샘플이 있거나 환경이 구비된 게 아니었으니까요. 문제가 생기면 방법을 찾고 보완하고 맞춰 나갔죠. 그런데 그때마다 하나님은 저희가 할 수 있도록 사람을 보내시고 여건을 마련해 주셨어요. (박 목사)

 

 

마스크 제작에 동참한 회원들은 하나같이 ‘여호와 이레’를 고백했다. 기술도 지식도 사람도 부족한 상태에서 믿음의 발걸음을 내딛었는데 하나님은 필요한 모든 것을 예비하고 공급하셨다. 하나님의 이끄심으로 인해 마스크 제작 현장은 기쁨과 감사, 기도와 찬양, 간증이 넘쳤다. 80대 목사부터 전도사, 권사, 집사, 성도 등 직분과 연령이 다양한 자원사역자들이 둘러앉은 탁자에는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 기쁨의 웃음 소리, 삶을 나누고 교제하는 은혜의 소리가 들려왔다. 어떤 이들은 마음으로 기도하며 하나님과 깊은 임재를 누리기도 했다.

 

 

마스크를 만드는 전 과정이 기도였어요. 하나님이 전염병을 통해 분명 역사하고 계시는데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계속 질문하게 되더군요.(이 집사)

 

 

하나님이 기뻐하는 일, 교회를 돕는 일이기에 열심히 참여했어요. 당시 코로나19가 막 번졌는데 그다지 신경은 안 쓰였고, 오히려 좁은 자리에서 함께 만들 수 있어서 감동이 됐어요. (정 목사)

 

 

하나님이 나를 쓰신다는 사실이 너무 감사했어요. 저처럼 꼼꼼하지 못한 사람을 통해, 또 다른 분들의 재능을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정말 기뻤어요. (오 집사)

 

 

너무 너무 좋았어요. 그분들에게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에 쉬고 싶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6일간 만들었어요. 이틀은 야근까지 했는데 그럼에도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해서 찬송이 절로 나왔어요. (이 전도사)

 

 

10여 명의 자원사역자들이 2주 동안 만든 마스크는 단순한 마스크라기보다 이웃 사랑, 하나님 사랑이 녹아 있는 응집체였다. 또한 기도와 찬양, 헌신이 고스란히 담긴 무언의 예배였다.

 

 

보내진 곳마다 하나님의 위로와 사랑이 번지고…

 

만든 이들의 정성과 전문의의 안전성 점검까지 더해진 1,700장의 마스크는 2개씩 낱개로 포장돼 3월 하순경 대구와 경북 지역 교회들에 보내졌다. 마스크를 발송한 다음날 받은 교회마다 감사의 인사와 문자들을 보내왔다.

 

 

잘 받았습니다. 귀 선교회의 사랑에 깊이 감사드리며 사역에 넘치는 주의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보내 주신 것 잘 받았습니다. 교우들과 지역 선교 위해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보내 주신 마스크 유용하게 잘 나누어 사용하겠습니다. 사랑의 손길 감사합니다.

 

 

잘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시 예쁘게 포장해서 주민들에게 나누어 줄 계획입니다. 마스크로 섬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단순히 우리보다 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이웃에게 도움이라도 될까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별 것 아닌 작디작은 마스크가 교회에 위로를 주고, 전도의 도구로 활용되는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났다. 특별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는 와중에서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담긴 마스크를 만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그것을 발빠르게 필요로 하는 교회에 전달하고, 받은 교회들이 그 사랑을 확대 재생산하는 데 사용한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번 마스크 제작 건은 복음 통일 준비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한은 총체적인 재난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어느 시점이 되면 북한의 문은 열릴 것이다. 그때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그들을 도우려면 우리가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

 

 

복음 통일의 날,

북한의 도시와 마을에 가서도 할 수 있다

 

모퉁이돌선교회는 통일 준비의 일환으로 북한 14개 거점 도시를 12개 영역으로 섬기는 매뉴얼을 마련하고 재난구조훈련, 전도훈련, 트라우마상담훈련 등을 다각도로 실시해 왔다. 북한에 급변 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 코로나19 사태와 비할 수 없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그런 긴박한 때에 우왕좌왕하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북한 복음화의 날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평소 훈련’이 중요하다. 본회 재난구조훈련 및 전도훈련 수료생들은 정기적으로 중요 내용을 복습하고 실습하는 모임을 갖고 있다. 이런 훈련이 누적되고 몸에 익으면 비상시 발 빠른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통일은 하나님의 방법과 때에 주어질 것이다. 시기는 그분의 권한이므로 우리가 알 바가 아니다. 그러나 통일이라는 선물을 준비된 상태로 받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일에 기쁨으로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는 통일을 거창하고 거시적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번에 작은 마스크를 통해 교회들을 위로할 때, 그들이 힘을 얻어 지역 주민들을 섬기며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선용함을 보았다. 이처럼 통일의 때에 우리 개개인과 교회들이 연합하여 북한의 한 도시, 한 작은 동네, 어느 골목 어귀에 있는 재난 당한 자들을 위로하고 예수 그리스도라는 소망을 전하며 회복과 재건을 돕는 준비된 일꾼으로 서게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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