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예배1983년 6월이었습니다. 저는 어린 두 딸을 장모님께 맡긴 채 아내와 함께 3개월의 선교훈련을 위해 집을 떠났습니다. 선교적령기인 만 36세도 넘어버렸고, 주머니는 비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던 사업을 정리해 수입이라야 고작 교회에서 주는 부목사 사례비가 전부였습니다. 아이들은 유치원을 갓 벗어난 시기여서 모든 것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더 이상 머뭇거려서는 안되겠다는 부담감에 그 길을 가야 했습니다. 그리고 간단히 짐을 꾸려 서울의 한 선교훈련원을 찾았습니다. 수십 명이 두 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나니 여섯 가정의 선교사 후보생들이 남았습니다. 다시 훈련과정을 마친 후 중국으로 선교정탐을 다녀오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떠나기 전 사진을 찍고 난 뒤, 편지와 성경, 책자 등을 전달해야 할 사람들의 명단과 지역이 주어졌습니다.

홍콩에서 중국 비자를 받아 중국에 들어갔습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로 기차로 이동을 했습니다. 두 주간의 여행은 길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선교정탐을 하며 경험했던 많은 일들을 머릿속에 꾸역꾸역 집어넣고 돌아왔습니다.

 

그 다음이 문제였습니다. 누가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제 가슴은 아파왔습니다. 그 쓰라린 가슴을 부둥켜안고 하나님께 나아갔습니다. 그런 가운데 공산권선교를 하는 기관 소속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하는 말들을 듣고 정보를 조금씩 수집했습니다. 그때부터 방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정작 제 자신은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온갖 소문들이 무성하게 들려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나아가 목놓아 울며 기도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응답하신 것 같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제게는 아이들에게 줄 용돈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신발을 사 주지 못했습니다. 다시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 아내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로님 한 분이 저를 불러 교회를 떠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전해 주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사표를 써서 양복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텅 빈 예배당에서 한 달을 기도하며 보냈습니다.

그 때 하나님의 말씀이 들려졌습니다. 에스더 4장 14절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저는 “죽으면 죽으리라”고 고백한 뒤 담임목사님께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아내와는 의논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사표를 제출한 9월 28일에는 이미 업무 인수인계를 마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교회를 떠난 뒤 한 달 동안 평소 제가 존경하던 미국 목사님들을 만나고, 선교기관을 방문했습니다. 그런 뒤 미국 연방정부에 정식으로 선교회를 등록한 뒤 아내가 주는 200 달러를 들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그 날이 1985년 10월 28일입니다. 사실 제 형편에는 아내의 200 달러가 소중했지만 그것으로 아무런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나님께 5,000달러를 구하였습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그 액수를 줄만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저는 서울에 있는 열흘 동안 아침에 일어나면 한강변에 나가 훌쩍 훌쩍 울며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6일째 되던 날 저는 아내가 보낸 작은 선물을 전하기 위해 한 집사님을 만났습니다. 그 분은 식사를 하던 중에 제가 교회를 사임한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다음 날 다시 식사를 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다음 날 다시 만난 그 집사님은 부족하지만 필요한 곳에 사용하라며 제게 봉투를 내밀었습니다. 그 액수가 4,800달러였습니다.
그 분은 2년 전부터 중국과 북한선교에 헌신한 사람을 찾으며 기도해 왔다고 하셨습니다.

기도했던 5,000달러가 제 손에 들려진 순간 가슴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도망갈 길이 없구나!

이렇게 공급하시는데!

예,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며 그 자리를 떠났던 것이 모퉁이돌선교회 성경배달사역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준비하셨고, 공급하셨고, 저로 하여금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들어 오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신 일일 뿐입니다. 성경배달 사역이 신학교로, 지하교회개척으로, 탈북인들을 훈련시켜 재파송하는 사역으로 하나님이 확장시키셨습니다.

 

“이 때에 네가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이라고 하신 말씀으로 저를 “죽으면 죽으리라” 고백하게 하신 하나님이, 때로 제가 넘어지고 힘들어 할 때 에스겔 33장 79절 중 8절 “내가 그의 피를 네 손에서 찾으리라!”는 말씀으로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셨습니다.

작고 작은 모퉁이돌선교회의 지난 30년 사역 동안,

강하신 하나님이 말씀에 주린 영혼들에게 성경을 배달하게 하셨습니다!

‘믿음에서 자라가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이 신학교 배달을 통해 많은 지도자들을 세우셨습니다!

복음이 제한된 평양에서 예루살렘까지 그리스도의 대사인 선교사들을 보내게 하셨습니다!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는 하나님의 교회를 세워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주린 영혼들을 먹이고 돌보도록 역사하셨습니다.

 

큰 일을 행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일에 하나님과 동역함으로 오병이어의 역사에 참여하신 여러분을 축복합니다.

 

2015년 10월 15일
무익한 종 이삭 드림